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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DT 가속화를 이끄는 스마트 팩토리 - LS전선 사보 기고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의 기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했다.
제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하 DT)를 통한 스마트 팩토리를 꼽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DT와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알아본다.


맞춤형 스마트 팩토리로 경쟁력 확대

불확실성이 보편화되고 있는 팬데믹시대에 전통적인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 중심'에서 '고객 입장의 서비스'로 사업 확장이 필요하다. 그동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 수없이 개발되어왔지만 사회적 수용은 여전히 미진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그런 걸림돌을 빠르게 밀어내고 있다. 비대면·언택트 문화로 우리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이 기존과는 현저히 변화하고 있으며, 제조업의 DT(Digital Transformation)는 글로벌 기업의 밸류체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런 대규모 변화는 세계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세계 질서는 BC(Before Coronavirus)시대에서 AC(After Coronavirus)시대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고 디지털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 경제 활동은 급속히 기계로 대체될 것이다.


양적투입 위주의 제조업 성장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기업들은 IT・서비스를 융합한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과 IT의 융합으로 탄생한 스마트 팩토리는 생산방식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며 제조업 재도약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물론 유행처럼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추진하는 비율에 비해 아직까지 국내의 현실은 부족하다. 뛰어난 생산설비, 네트워크 기술에 비교해 다양한 센서와 무선 전자태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관련 핵심 기술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2~3년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 제조업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비대면 원격가동 전환이 가능한 지능화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야 하며, 대기업과 연계하여 일하는 중소기업에서부터 스마트 팩토리 환경이 구축돼야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마트 팩토리 도입을 실제적인 효과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기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기업이 얻고자 하는 것을 종합하면 안정적인 수요 대응, 생산성 향상, 불량률 저감, 그리고 고객경험 혁신이다. 명심해야 할 사실은 스마트 팩토리를 기성복으로 접근하면 낭패를 보게 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표준화를 독일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별 주력 기술 및 사업 역량, 기업간 구조의 특성을 감안해 우리 체질에 맞는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

국내 제조업은 생산공정의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가시화·기계화·자동화로 대표되는 디지털화 노력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로 연결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제조업의 DT를 막아 온 대표적 요소로 ‘레거시 시스템’(복잡하고 노후하고 데이터 연계가 돼 있지 않은 기기간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일부 생산 프로세스의 데이터 연계를 추진하더라도 레거시 시스템이 잔존하는 한 나머지 프로세스와 연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에 제약이 발생한다. 제조 강국인 일본의 경우도, 미쓰비시 컨설팅의 조사에 따르면 ‘생산 프로세스 내 설비 가동상황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은 51%에 그쳤다.

다행히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하는 국내 몇몇 기업들은 레거시 시스템의 한계를 파악하고 자신들의 시장, 제품, 공정 특성에 맞는 도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제조산업의 스마트 팩토리 도입 과정은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공장에 ‘통합 생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공정 과정 중 개선할 점이 없는지를 분석한다. 품질 관련 부문에서는 데이터 마이닝(저장된 데이터 안에서 통계적 규칙이나 패턴을 분석하여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을 통해 어느 공정, 어느 시점에 품질의 결함이 많이 발생하는지를 찾아낸다. 대형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실제 제품을 운용하면서 나오는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에 어떤 장애가 발생할 지 예측할 수 있다. 운용과정 중 발생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가까운 미래에 그 제품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90%의 정확도로 예측이 가능하다.

제품이 언제 고장 날지 예측할 수 있는 조기경보 솔루션을 도입하면 비용은 최소화하고 생산성은 높일수 있다. 이러한 첨단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이유는 유저 인터페이스(UI)가 텍스트 기반에서 자연어처리에 기반한 음성인식으로 진화하면서, 공장이 스스로 고객과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의 문제점을 파악할 뿐 아니라 그 솔루션까지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데이터 중심의 비즈니스로 고객 가치 실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스마트 팩토리의 가장 중요한 모델이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으로 똑같은 제품을 생성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디지털 트윈 개념을 적용해 현실의 공장과 똑같은 디지털 공장을 만들면 장비 수리, 서비스 계획 수립, 제조 공정 계획, 장비 고장 예측, 운영 효율성 향상, 개선된 제품 개발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실제 가스터빈을 가동하는 발전소를 대상으로 하는 비포(Before) 서비스 시장이 있다. 일주일 뒤의 고장을 예측하여 몇 번째 터빈 날개에 문제가 생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장애진단 및 해결책을 제시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활용하면 실제 불편이나 불만이 발생하기 전에 고객들이 필요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세계 최대 타이어 및 고무 제조업체인 브리지스톤(Bridgestone)의 경우,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을 통해 타이어 수명 및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타이어의 수명은 부하, 속도, 도로 상태 및 주행 동작과 같은 무수한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데,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여 다양한 주행 조건을 시뮬레이션하고 각각의 요인들이 타이어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한 것이다. 이를 통해 브리지스톤은 경쟁력 있는 PPK(킬로미터당 가격)구독 모델의 수익창출을 이끌어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제조업은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 비대면언택트 업무 환경 구축과 같은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AI 등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 체인을 연계하고 생산공정을 효율화 하는 등 디지털 개혁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제조업의 DT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싸움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은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데이터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제품 판매보다는 서비스 판매로 그 중심을 바꿔나가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응해 나간다면 우리는 스마트 팩토리라는 더욱 커다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글/ 김성훈 이노핏파트너스 전문교수(KAIST 경영공학부 겸직교수)



※ 위 글은 LS전선 사보(오픈마인드) 21년 3월호에 기고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