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핏파트너스 윤정원 대표님의 인터뷰가 금융경제신문에 실렸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를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고민중인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기술을 이용, 비즈니스 프로세스 · 모델 · 생태계를 바꾸는 것"
기업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전략 수립 후,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How to)' 필요
"기술이 스타벅스 같은 커피회사 마저 우리의 경쟁상대로 만들고 있다. 디지털과 협업을 통해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손님과 직원의 경험을 높여야 한다"(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2020년은 KB의 '3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한 해가 될 것" (허인 KB국민은행장)
"(신입행원에게)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인재가 되라"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신입행원에게) 디지털 친화적인 밀레니얼 세대인 만큼 수협은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주역이 되어 달라" (이동빈 Sh수협은행장)
금융권 CEO들의 주요 발언에 습관처럼 디지털(digital)이란 단어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겹도록 강조해오던 디지털임에도 불구 최근 금융권은 더욱더 디지털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과거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고 여겨지던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이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까지 습관처럼 언급하고 있다.
실례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금융권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일부 은행에서는 비대면 채널(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일어난 거래 금액이 창구 거래의 실적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금융사도 디지털 전환에 앞다퉈 선점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11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선언한 뒤 전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 재정비에 나선 바 있다. 그룹사 차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2조원을 투자하고 4000명의 디지털 인재 양성을 목표로 디지털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전 직원 대상 코딩교육을 실시했고, Sh수협은행은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하고 사내공모를 통해 최연소 부장을 발탁해 화제가 됐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어디까지 진행됐고 금융권을 포함한 전 산업이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어떻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실행해나가야 하는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전략 실행에 대한 교육 ·컨설팅을 하고 있는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 FIT센터 윤정원 교수(現 이노핏파트너스 대표)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윤정원 교수와 일문일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이 이미 오래전부터 널리 쓰고 있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다수 목소리가 있다. DT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
DT와 관련하여 수많은 정의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DT를 DX라고도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20개가 넘는 여러 학자 또는 업계 선두의 정의를 모두 펼쳐보니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지속적인 혁신 프로세스'였다.
이런 것들을 기반으로 제가 생각하는 DT의 정의를 단계로 나누어 보았다. 첫 번째, 세상을 움직이는 신기술을 발굴하며, 두 번째, 현재 상품이나 서비스, 프로세스 등을 디지털화하여 성과를 창출해내고, 세 번째,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을 개발하여 지속적인 프로세스로 진행하는 것이다.
시스템 회사는 이 동력을 시스템이라 하고, 교육컨설팅 회사는 이것을 사람의 역량 강화를 통해서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DT는 완료될 수 없고, 계속 진행되는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제가 생각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생태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DT를 다른 의미로 혼동하기도 해서 DT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 특히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것)'과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비즈니스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과의 혼동이다.
흔히, 아마존을 DT 성공사례로 말하는데.
사실이다. 아마존은 너무나 DT를 잘하고 있는 기업이다. '델 테크놀로지(Dell technology)'에서 전 세계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을 총 5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한 내용이있다. 아마존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잘하는 기업, 즉 1그룹에 속해 있다. 가장 낮은 단계인 5그룹이 디지털 미래에 대한 전략이 없는 그룹, 낮은 수준으로 디지털화를 진행한 것이 4그룹, 1그룹은 비즈니스를 위한 디지털 구축이 완료된 기업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디지털을 이용하여 생태계 전반을 새로 만들어 냄으로써 '지속적인 프로세스'로의 DT를 실행하고 있다. 다만 아마존 같은 성공 사례는 좋은 끝그림일 뿐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DT 전략을 수립할 때 모두 아마존이 될 필요는 없다. 우리 회사가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진단하고 우리의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전략 수립 후,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How to)'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전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직원에게 코딩교육을 실시하기도 하고, 전략부서를 만들기도 하는데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하는지 조언을 부탁한다.
금융권과 금융권 CEO가 DT의 중요성을 생존문제라고까지 강조하는 것은 DT가 기업의 생존문제와 연결, 즉,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니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금융권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코딩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디지털 전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코딩교육은 디지털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코딩교육만 진행해서는 DT를 실행하고, 성공하기는 어렵다.
반드시 비즈니스 교육(리더십, 비즈니스 인사이트, 전략 등)이 수반 되어야만 지식과 기술을 접목한 사업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이것이 DT 성공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과거에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한 금융사의 경우 IT부서원과 현업 부서원이 함께 기술 및 비즈니스 지식 교육을 함께 들은 후, 디지털 혁신 과제를 도출하는 DT교육을 진행했었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IT부서원과 비즈니스와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현업 부서원의 생각을 융합하여 400여개의 다양한 혁신 과제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 중 실행을 위해 실제 현업 부서로 이관된 과제는 30여개이고, 라이선스를 받은 것들도 있다. 교육이 지식 습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DT 교육은 이렇게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실행 과제까지 나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안타깝게도 최근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85% 넘는 회사가 DT전략을 시행하지만 이들 중 30%만이 초기에 설정한 기대수준을 성공적으로 달성한다고 한다. 수많은 기업이 야심차게 DT를 꾀하지만 70% 이상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DT의 실패요인은 시스템을 적용하는 부분이 아닌, 받아들이는 기업의 사람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라고 생각한다. 기술 혁신은 사람이 준비가 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한다. 여기서의 준비라 함은 특히 '기술 주도의 혁신을 몰라서'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저항이 높을 때'라고 한다.
앞서 금융권의 코딩교육을 언급했지만, 교육을 받는 조직원들이 "다른 업무도 바쁜데 왜 이 교육을 받고 있지"라는 마음자세로 임한다면 효율이 당연히 떨어질 것이고 교육투자 대비 성과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기업의 구성원들은 DT의 내용과 방향성을 잘 모른 채 사회 분위기상 떠밀려서 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업체가 열을 올리거나 사회분위기상 DT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일 귀가 따갑도록 듣게 되니, 막연히 DT에 대한 이해도와 명확한 이점을 이해 못한 채 떠밀려서 DT를 강조하거나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MIT의 조지 웨스터맨 박사는 "다수의 기업들이 DT를 단순한 기술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으며 경영진들은 DT를 IT부서에서 시작된다는 사고의 함정에 빠져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부분은 임직원 참여형 교육으로 일정부분 해결해 줄 수 있다. 교육을 통해 최고경영자부터 직원까지 DT에 대한 이해와 방향성에 대한 합의가 마련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교육을 통해 나오는 과제가 현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디지털화로 비대면 거래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전환이 급격히 진행되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사회적 우려도 있는데.
인류가 탄생한 이례 기술은 계속 진보했으나, 인간의 역할이 없어진 적은 없다. DT는 인간의 역할을 뺏는 것이 아닌 단순 노무로부터 해방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이 할 수밖에 없었던 영역들을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이 대체하는 것이고,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본연의 역할을 찾게 되는 것이다. DT로 인해 인력의 재배치가 이뤄진다면, DT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앞서 DT의 실패 요인으로 '사람이 기술 주도의 혁신을 몰라서'와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저항이 높을 때'라고 밝혔었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저항이 '내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이다. 지난 2016년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던 세계경제포럼(WEF) 클라우스 슈밥 회장도 2018년이 되어서는 기술의 발달로 오히려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지속적인 혁신 프로세스'라는 DT의 정의를 기업이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실행한다면 DT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 장담한다.
- 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