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불편과 불평등을 해결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디지털 기술
애플이 지난 5월 20일 새롭게 출시한 실시간 수화통역 서비스 ‘SignTime’은 미국, 영국, 프랑스 내 고객이 웹브라우저를 통해 각 나라에 맞는 수어를 사용해 AppleCare 및 리테일 고객지원 부서와 상담할 수 있는데요. 또한 하반기 업데이트를 통해 운동능력·시각·청각·인지능력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설계한 소프트웨어(SW)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애플의 SignTime 소개 화면 (출처 : 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5월 20일에 이 서비스와 기능을 발표한 이유는 매년 5월 셋째 주 목요일이 '세계 접근성 인식의 날'(Global Accessibility Awareness Day, GAAD)이기 때문인데요. '접근성'이란 나이, 신체적 특징, 학력 수준 등 여러 제한사항에 구애받지 않고, 가능한 많은 사람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걸 말하는데, GAAD는 접근성에 대해 표현하고 생각하고 배우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생활과 밀착하면서 기술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그만큼 중요해지기도 하고, GAAD를 처음 제안하고, 기념행사를 조직한 이들도 웹 개발자, 컴퓨터 공학자 등 IT업계 종사자였다고 합니다. 이에 맞춰 MS(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게임으로 유명한 ‘마인크래프트’에 색맹 플레이어를 위한 옵션을 추가하고, 샤오미는 장애를 가진 고객층을 본사로 초청해 ‘Mi AI 스피커 인식 도우미’ 공동창작 세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디지털 기업들이 디지털 접근성 향상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기술이 세상을 급격하게 변화시켰는데요. 여기에 코로나19가 비대면화를 가속화하면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무인 비대면 기계가 도처에 생기고,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이 적용되는 곳이 늘어나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이 드물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나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과 결제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몰락을 의미하는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은 물론 비즈니스 업무와 회의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비대면화가 빠르게 변화하는 동안 장애인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디지털 기술과 ICT의 융합으로 급속하게 진행된 언택트 사회는 장애인에게 새로운 장벽과 차별을 안겨주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요. 장애인이 인식할 수 없는 정보, 장애인 혼자서는 이용하기 어려운 무인 매장, 장애인 손이 닿지 않는 높이의 키오스크 등 장애인의 편의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능정보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장애인도 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주체적인 소비자로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장치와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베네핏 레터에서는 디지털 혁신기술을 이용하여 장애인의 생활 개선을 돕는 ‘배리어 프리’ 디지털 기술 적용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1. [AI] 장애인의 생활 개선을 돕는 똑똑한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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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낭’ 하나면 시각장애인도 안내견이나 스틱 없이 원하는 곳 갈 수 있어요!
미국 조지아대학교 연구팀은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이나 스틱 없이 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홀가분한 여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새로운 ‘AI 배낭’을 개발했습니다. 이 배낭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실시간으로 장애물을 추적하고 주변 상황을 음성으로 설명해 주는 웨어러블 기기로 GPS 유닛과 데이터를 처리해 주는 노트북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배낭이 붙어있는 조끼에는 사용자의 눈이 되어 줄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인텔(Intel)의 이미지 처리 기술을 사용한 4K 카메라는 사물의 정확한 색깔은 물론, 사물의 부피와 사용자와의 거리 등 사람의 시각과 가깝도록 이미지를 정밀하게 담아냅니다. 이렇게 읽어낸 시각 데이터는 사용자가 착용한 이어폰과 연동되어 모두 음성으로 전달됩니다.
AI 배낭의 실제 착용 모습 (출처 : 조선일보)
연구진에 따르면 시스템이 장애물을 감지할 경우 오디오를 통해 관련 위치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교통 표지판, 횡단보도 신호 변화와 정지 표지판 등을 판별하는 정확도가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 앞에 있는 전선이나 기둥, 나무 잎사귀같이 사소한 장애물도 어느 방향에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읽어내고 음성으로 알려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내 주변 상황을 묘사해 줘"라고 말하면 도로의 색상, 신호등 존재 여부, 몇 명의 사람이 접근하고 있는지 등 매우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장소나 식당 등을 북마크 기능으로 저장한 후에 다시 그 장소를 가고 싶을 때 말만 하면 그 위치로 길을 안내해 줍니다.
■ 시청각장애인도 원하는 콘텐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눈과 귀가 되어 드려요!
시청각장애인도 원하는 프로그램을 마음껏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해서 프로그램 음성을 자동으로 자막으로 바꿔주고, 자막을 수어로 바꿔주는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수어 아바타와 촉각 신경을 통해 소리를 듣는 기술 (출처 : 조선일보)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AI 기술을 활용한 자막, 수어방송 자동 변환 기술’ 시연회를 개최했습니다. ‘음성-자막 자동 변환 기술’은 AI의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 음성을 자막으로 자동 변환해 화면에 표시해 주는 기술로 청각장애인이 인터넷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자막을 지원합니다.
음성-자막-수어방송 변환 시스템 구성 (출처 : 과기정통부 제공/조선일보)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장애인 방송 시청 지원 감성 표현 서비스’는 시청각 장애인의 미디어 접근권 향상을 위해 개발되었는데요. 청각장애인에게 음성 정보를 아바타 수어와 자막으로 변환해서 제공하는 기술과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 속 상황과 다양한 감정 표현을 생생하게 전달되도록 상세한 음성 설명으로 변환하여 제공하는 화면해설 방송기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2023년까지 음성-자막-수어 자동 변환 시스템과 감성 표현이 가능한 아바타 수어를 방송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언어장애, 이젠 ‘눈으로 말해요’
그동안 언어장애를 비롯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도 이제는 눈의 움직임만으로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글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언어장애와 운동장애가 있는 사용자들이 원활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도록 시선(안구 움직임)을 추적함으로써 문구를 선택해 소리 내어 읽어주는 앱 ‘눈으로 말해요(Look to Speak)’를 출시한 덕분입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언어장애인은 이 앱을 통해 왼쪽, 오른쪽, 위쪽 등 그냥 눈으로 하고 싶은 말을 구절 목록에서 선택하여 보기만 하면 카메라와 시선추적 AI 기술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음성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입니다.
Look to Speak 사용 모습 (출처 : 구글 홈페이지)
#2. [로봇] 로봇 도우미가 길 안내 하고, 맞춤 재활도 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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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훈련이 필요 없는 ‘로봇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의 길 안내해요!
미국 UC 버클리 연구진은 MIT 공대 김상배 교수가 제공한 네 발 로봇 ‘미니 치타’를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는 네 발 로봇으로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로봇 안내견은 레이저 반사파로 장애물을 파악하고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는 것은 물론 지정된 장소까지 사람을 안전하게 안내하여 데리고 갑니다. 사용자를 향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가 로봇의 안내에 따라 잘 걷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사용자가 잡은 목줄에는 힘 센서가 있어서 로봇과 사람의 간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시각장애인의 길을 안내해 온 동물 안내견은 비용이 많이 드는 훈련을 오랫동안 받아야 했지만 로봇 안내견은 안내 소프트웨어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안내견은 위험한 곳으로 가지 않도록 안내하는 소극적 역할에 국한됐다면 로봇 안내견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가는 안내도 가능합니다.
로봇 안내견의 구조. 사용자가 쥔 목줄에는 힘 센서가 있어 로봇이 속도를 감지할 수 있다(위).
거리와 장애물은 라이다(LiDAR)로 파악하며, 카메라로 사용자가 잘 따라오는지도 알 수 있다(가운데).
로봇 본체는 MIT와 네이버가 만든 '미니 치타'이다(아래) /UC 버클리 (출처 : 조선일보)
■ 뇌졸중 환자와 신체 부자유자의 맞춤 재활
뇌졸중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3대 국민 질병 중 하나로 단일 질환으로는 현대인의 사망률 1위, 장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뇌졸중의 가장 대표적인 후유증 중 하나가 보행장애입니다. 뇌졸중 환자뿐 아니라 근력이 손실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로봇 보조기의 필요성은 계속 증가되어 왔으나 로봇 보조 기기 개발의 기술 난이도가 높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유일의 로봇 맞춤 재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 ‘엔젤로보틱스’가 뇌졸중 등으로 몸에 마비가 온 환자를 위한 맞춤형 재활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환자가 착용하면 로봇이 근력을 보조해 재활을 돕는 웨어러블(착용형) ‘재활 로봇’으로 로봇의 세부 부분까지 조절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맞춤 재활이 가능합니다.
이 재활 로봇은 ▲의도 파악 기술 ▲보행 보조 앱 기술 ▲정밀한 구동기 제어 기술 ▲치료사를 위한 데이터 관리 기능 등이 핵심기술입니다. 마비 환자가 걸으면 로봇 관절의 11개 센서가 움직임을 관찰해 보행 의도를 감지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각 관절에 필요한 보조력을 계산하고, 모터 제어기술을 통해 기존의 관절 움직임을 구속하는 방식이 아닌, 환자의 부족한 힘을 보조해 재활 효과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엔젤렉스 M (출처 : 엔젤로보틱스)
#3. [음성 거울] 시각장애인의 셀프 얼굴 점검, 음성안내로 더욱 편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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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안내 휴대용 거울 ‘미러-미’는 카메라와 정밀 센서를 활용해 얼굴 모습을 소리로 들려줍니다. 이 제품은 지난해 말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개한 유니버설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으로 사회에 진출한 시각장애인들이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외모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 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소리로 듣는 거울 ‘미러-미’는 얼굴, 치아, 의상, 머리 확인 등 4개로 나눠진 버튼을 누르면 외모에 특이한 변화가 없는지 소리로 된 설명으로 알려주는 휴대용 음성 거울입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설 디자인 공모전 2회 수상작 음성 거울 '미러-미' (출처 : 한겨레)
#4. [스마트 점자] 복잡한 도형이나 그래프도 점자로 이해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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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 ‘닷(Dot)’이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용 촉각 패드인 ‘닷 패드’ 개발을 완료하였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시각장애인들도 촉각 패드를 통해 그림이나 그래프, 도형 등을 인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닷 패드’는 눈으로 보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손으로 만지는 촉각 디스플레이입니다. 즉, 텍스트나 그림이 자동으로 점자로 변환되어 촉각 모니터에 나타납니다. 따라서 글자로 된 문서는 물론 수학 시간 복잡한 도형이나 그래프도 손으로 만지면서 이해할 수 있고 그림이나 지도 등 다양한 비주얼 작업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엑셀과 파워포인트 작업뿐 아니라 컴퓨터 게임도 가능하게 해주는 ‘닷 패드’는 구글 번역기처럼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불어 등 세계 13개 언어로 자동 점자 변환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미국 정부로부터 시각장애인 ‘촉각ㆍ점자 전자 교과서’ 디바이스 공급자로 선정되어 2022년 미국의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1000억 원 규모의 ‘닷 패드’ 제공 계약을 비롯해 20여 개국에 수출하게 됐다고 합니다.
‘닷 패드’는 태블릿PC 크기 패널에 약 2,400~4,000여 개의 점자용 핀이 촘촘히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 핀들이 상하로 움직이면서 그림이나 수식, 도형, 그래프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닷 패드’는 점자 키보드를 이용하면 온라인 웹사이트 구현은 물론 로그인 창에 직접 입력도 가능합니다. ‘닷(Dot)’은 지난해 부산시 스마트시티 사업의 일환으로 부산지하철 2곳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촉지도’와 ‘청각장애인용 수화 디스플레이 및 음성 안내’ 기능이 있는 ‘무장애 키오스크’ 8대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300개 모듈이 들어간 촉각 디스플레이는 텍스트뿐 아니라 그림·지도도 표현할 수 있다 (출처 : 조선일보)
| 큐레이터 / 이노핏파트너스 이혜숙 전문교수
| 글 정리 / 이노핏파트너스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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