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고 근면한 국민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하지만 기적의 중심에 있던 제조산업이 점차 경쟁력을 잃어 가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죠.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은 2010년 세계 3위에서 2019년 5위로 하락했고 2020년에는 6위로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이 하락하고 노동인력의 고령화와 임금상승의 문제 등으로 국제 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모빌리티, 의료, 바이오, 건축, 유통, 물류, 서비스 등 모든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조업에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창출의 사례들을 경험하며 한강의 기적을 재현할 제조혁신의 바람이 세게 불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제조혁신의 형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상품의 제조공정의 방식을 혁신하는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와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팩토리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제품의 생산과정을 자동화, 지능화,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제조혁신 방식입니다. 서비타이제이션은 한단계 더 진화된 제조혁신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유형의 제품과 무형의 서비스를 통합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입니다.
이번 베네핏 레터에서는 제조과정의 생산방식을 자동화, 지능화, 최적화함으로써 제조혁신을 달성하는 스마트 팩토리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혁신하는 서비타이제이션으로 나누어 제조혁신의 사례를 소개드리겠습니다.
#1. 제조공정을 혁신하는 스마트팩토리 |
스마트팩토리는 생산현장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생산방식의 혁신과 최적화를 달성하는 지능형 공장을 말합니다. 즉, 공장내의 설비와 기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공장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토대로 최적의 생산방식을 도출해서 스스로 생산공정을 제어하는 시스템인데요. 전후 공정간의 데이터 연계를 통해 불필요한 작업과정을 제거하고,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설계합니다.
■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덕분에 불량률 '0'
산업용 전자용접 마스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오토스윙'은 스마트팩토리 활용으로 전성기를 맞으면서 글로벌 기업인 밀레와 1위를 다툴 만큼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보통 용접 마스크를 쓰면 용접부분이 잘 보이지 않지만 오토스윙에서 특허등록을 마친 3세대 용접면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을 접목하여 눈을 보호하면서도 용접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오토스윙은 대중소기업 상생차원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에 선정되어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구불구불했던 공장라인을 직선화하고, 바코드 입출고 시스템으로 모든 제품을 관리하게 되었으며 공정별 품질정보와 검사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또한 물류정보를 통합하여 실시간 공정 품질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생산, 물류 과정을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되어 품질문제의 원인분석과 대처가 용이해졌답니다.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덕분에 오토스윙의 생산성은 32%나 향상되었고 제조원가는 11% 낮춰졌습니다. 한때 7%를 넘었던 불량률도 제로수준에 가까운 1% 미만으로 낮춰진 만큼 스마트팩토리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합니다.
뽑기운 걱정할 필요 없는 용접 마스크 보고 가세요 (영상)
■ [로봇] 직원안전과 인재확보까지 도와주는 스마트팩토리
‘화신정공’은 자동차 부품의 오토미션과 수동미션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1990년대 현대정공과 파트너계약을 맺은 이후 승용차와 상용차, SUV 부품 생산을 맡아왔습니다. 특히, 초정밀 가공기술을 인정받아 현대 제네시스와 기아 K-7, 모하비 등 후륜구동의 8단 오토미션부품을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사의 요구수량은 계속 늘어나는데 비해 생산효율성은 떨어지고 인력난은 심해졌습니다. 생산현장 작업자의 1일 이동거리가 4.3Km나 될 정도로 노동강도가 강해 업무피로도가 높아짐에 따라 직원 퇴사율 뿐 아니라 산업재해 발생율과 제품 불량률도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화신정공은 2015년 로봇도입을 시작으로 제조공정의 자동화를 시작했습니다.
화신정공의 6축 다관절로봇 (출처 : 인더스트리뉴스)
자동화시스템 도입으로 산업재해가 거의 제로가 되고 품질도 향상됨에 따라 산업용 로봇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6월까지 본격적인 스마트공장을 조성하여 로봇관리시스템과 설비관리시스템이 연동된 제조실행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고도화를 추진하기도 했죠. 이를 통해 제품의 주문부터 완성까지 모든 생산활동의 자동화와 최적화가 가능 해졌고,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작업을 가이드함으로써 공정이 효율화 됐습니다.
그 결과 생산성은 36.6% 상승했고, 공정불량률은 1800ppm에서 150ppm으로 급감했으며 4억원 이상의 원가절감과 더불어 0.15% 였던 산업재해율이 0%가 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높은 업무강도로 인해 퇴사가 잦았던 20대 젊은 인력의 근속연수도 증가하면서 인력난 문제 해결에도 스마트팩토리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 [AI·빅데이터] 70살 공장도 스마트팩토리로 리모델링합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안성공장에 2018년부터 약 122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추진해왔습니다. 이후 2020년 칠성사이다 출시 70주년을 맞이한 롯데칠성음료는 공장의 생산성 및 품질을 향상을 위해 수요, 생산, 재고, 유통 등 전 과정을 디지털 혁신기술로 자동화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의 AI, 빅데이터 기반 업무프로세스 (출처 : 롯데칠성)
안성 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은 각 생산 라인별 투입, 주입, 포장, 적재 설비의 상태 및 생산량, 진도율 등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전송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구축됐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 품질, 설비 등과 관련된 주요 지표들을 한번에 관리 하고, 실시간 제조이력 추적이 가능하도록 제조실행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더 나아가 수요 예측, 재고 운영, 생산 계획으로 이어지는 업무 프로세스도 자동화되어 돌발변수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 실시 이후 2020년 1-5월 안성공장의 1일 평균 음료 생산량은 53만 상자로 칠성사이다가 처음 출시된 1950년의 1200상자에 비해 무려 44000% 증가했다고 하네요.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 통합관제센터 (출처 : etnews)
#2.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서비타이제이션 |
기업이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얻게 되는 최고의 가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가치를 창출하여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의 궁극적인 DT라 하기 어렵습니다. 제조공정의 자동화와 지능화 등 공정상의 디지털화를 통한 혁신은 기업의 입장에서 생산성 향상과 효율화,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이나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은 디지털 혁신기술을 활용하여 유형의 제품과 무형의 서비스를 결합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전통적인 제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로 혁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빅데이터] 체온계 같은 체온계 아닌 주머니 속의 간호사, KINSA 스마트 체온계!
미국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 KINSA가 개발한 가정용 체온계는 단순히 아이의 체온을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KINSA 스마트 체온계는 아이의 체온을 재면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어 그동안 쟀던 체온의 변화를 토대로 아이가 어떤 상태이며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KINSA 스마트 체온계 (출처 : KINSA)
뿐만 아니라 KINSA는 체온계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미국 지역별 독감 확산 정도를 홈페이지에 지도로 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독감 추적기보다 약 2주 이상 빨리 확산정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KINSA의 실시간 데이터 기록을 통해 플로리다 남부에 비정상적인 발열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한 후 이 지역은 3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진원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체온계로 가족건강데이터 관리하는 법! (영상)
■ [IoT·AR] 연기 자욱한 화재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는 초능력 소방관 헬맷
Qwake Technologies에서 개발한 '씨스루(C-thru)'라는 헬멧은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불을 쉽게 끌 수 있도록 고안된 특수 헬멧입니다. 씨스루 헬멧을 쓰면 우측 눈 부위에 장착된 소형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장비를 통해서 연기 자욱한 현장에서도 사물의 윤곽을 쉽고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화염속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짙은 연기 속에서 사람과 물체 윤곽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C-THRU (출처 : Qwake Technologies)
이는 헬멧에 내장된 인공지능 기반의 증강 현실기술 덕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통신 장비도 내장되어 있어 소방관들 간에 대화와 중앙 센터와의 교신도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실내 측위 기술을 통해 소방관들의 위치를 센터에서 확인하고 안전하게 관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기능도 있습니다.
안개 자욱한 화염 속에서 빛을 발하는 C-THRU (영상)
| 큐레이터 / 이노핏파트너스 이혜숙 전문교수
| 글 정리 / 이노핏파트너스 마케팅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FIT한 지식 혜택 (베네핏레터는 매주 금요일에 찾아갑니다)
beneFIT Letter(베네핏 레터)는 이노핏파트너스의 노하우를 담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산업별' 핵심 지식, 트렌드를 큐레이션한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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