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비즈니스의 목표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디지털 전환의 목적 역시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것이어야 함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기업의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게 할 것인가? 그 답은 고객에게 있다.
포브스(Forbes)는 고객의 구매 결정 은 70%가 고객경험에 기반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미국의 IT 서비스 관리 회사 TEK시스템(TEK Systems)은 기업의 최고경영진들 대상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의 목 적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 사에서 응답자의 72%가 ‘고객경험과 참여 강화’라고 응답했다.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고객경험 관리에 나서야 위기 등 돌발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경험을 설계·개선할 수 있고 개인화를 거쳐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예상하는 일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을 계획하는 기업들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적극적인 고객경험을 부여하거나 참여를 강화하는 것으로 각 기업의 특색에 맞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기업들의 고유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그대로 유지하되, 기존 모델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IoT, 클라우드, AR 등 꼭 맞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고객 중심의 가치를 창출하고 내부 조직의 효율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 디지털 전환에 ‘고객’을 핵심으로 둔 기업 사례
AR 기술 도입으로 ‘우리 집에 가구점을 가져온 고객경험’ 제공 - 웨이페어(wayfair)
웨이페어(Wayfair)는 어느 지역이든 2일 안에 배송 가능한 배송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춘 강점을 활용해 오로지 온라인으로만 가구와 가정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고객 입장에서 가구를 구입할 때 어려운 점 중 하나는 구입하려는 가구가 집에서 어떻게 보일지, 원하는 위치에 잘 맞을지, 기존 가구들과 잘 어울릴지 등을 예측하는 일이다. 웨이페어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AR 기술을 도입해 이를 해결했다. 먼저 앱 내에 ‘뷰 인 룸(View in Room) 3D’ 기능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AR로 구입하려는 제품이 어떻게 보이고 자신의 공간에 어울리는지 시각화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인터렉티브 사진(Interactive Photo)’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공간을 사진으로 찍어두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생각이 날 때마다 사고 싶은 가구를 매치해볼 수 있다. 덕분에 고객들이 구입 여부를 좀 더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룸 플래너(Room Planner) 3D’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가 공간 디자인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에게 적극적인 고객경험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해 비즈니스 수익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웨이페어의 ‘Room Planner 3D’ 기능으로 소비자가 가상 룸에서 가구 배치하며 공간 디자인 중 / 자료: Techtrends
빠르고 쉽게 의사결정 돕는 ‘베스트 매치' - 카닷컴(Cars.com)
온라인 자동차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카닷컴(Car.com)은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선택할 때 좀 더 쉽고 빠르게 선택하길 원한다는 니즈를 파악했다. 실제로 자동차 쇼핑에서 고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수많은 자동차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차를 사기 위해 선택을 좁히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의 불편한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카닷컴은 ‘베스트 매치(Best Match)’ 툴을 개발했다. 베스트 매치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차 구매자들의 상황과 원하는 조건 등의 특징, 차의 스타일, 가격, 색상 등을 기준으로 선택의 범위를 좁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특성과 기능을 갖춘 자동차만 보여주고 관련성 있는 순서에 따라 순위를 매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쉽고 빠르며 효과적인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팬데믹 기간 동안 자동차 딜러들로부터 AI로 구동되는 채팅 툴에 대한 문의가 6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Cars.com
개인 금융비서 ‘세그먼트 오브 원’ - 앨리 파이낸셜(Ally Financial)
디지털 전문 은행인 앨리 파이낸셜(Ally Financial)은 고객이 자신의 필요와 선호에 따라 편리하게 선택해 개인화할 수 있는 앨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들은 ‘세그먼트 오브 원(Segment of One)’이라는 개인화 마케팅 서비스 시스템에서 가상 개인 금융비서인 앨리 어시스트(Ally Assist)의 도움으로 마치 자신이 앨리의 유일한 고객인 것처럼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상비서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ATM 위치, 예금 잔고, 납기 마감일, 새로운 상품 설명 등 고객의 다양하고 개인적인 질문에 응답하면서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 앨리 파이낸셜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퀀텀 컴퓨팅(Quantum Computing)’을 이용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오류 비율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
앞서 소개한 기업들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들 중 핵심적인 것은 고객의 불편한 경험을 편리하게 개선하거나 고객들조차 몰랐지만 그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고객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의 상황과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객의 숨은 요구를 찾아내어 접목하는 것이 핵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에 앞서 고객의 경험을 어떻게 개선하고 강화할지 고민하고 점검하는 일이 먼저일 것이다.
글 / 이노핏파트너스 이혜숙 전문교수
(위 글은 중소기업 CEO리포트에 기고 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