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 요소이지만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면 혁신을 위한 혁신에 머물게 된다. 혁신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기술을 넘어 사람과 조직의 변화다 "
■ 조직의 디지털 전환 성패를 가르느 요소
맥킨지(McKinsey)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 중 한 가지는 직원들의 참여도이다. 참여도가 높지 않을 경우 실패 확률이 높고 반대로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만큼 디지털 전환에서 직원의 역할이 크다는 얘기다. 직원들이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과 소통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5W1H로 살펴보는 나이키의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
D2C란 Direct to Consumer의 약자로 브랜드가 기존 오프라인 및 온라인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자와 만나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나이키는 최근 2021년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이 123억달러로 전년대비 96% 증가한 수치이며, 이 중 D2C 비중은 38.7%이다. 2025년D2C 비율을 6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D2C 전략 성공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 나이키의 사례를 5W1H(Who, When, Where, What, How, Why)육하원칙의 구조에서 보고자 한다.
[WHY]
나이키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업체 중 브랜드 가치, 매출 규모 그리고 시가 총액 등 대부분 영역에서 압도적인 1위 기업이지만 위기가 있었다. 2016년부터 5~6%대로 성장율이 낮아지면서 2017년 아디다스에게 부동의 1위의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이러한 위기에 맞서 새로운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었던 나이키는 유통 구조의 혁신을 전략으로 세웠다.
[WHAT]
유통구조의 혁신 전략으로 도매 판매(Wholesale) 중심에서 소비자 직접 판매(D2C)를 늘리며, 이를 가능케 하는 이커머스를 강화하였다. D2C를 늘리면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맞춤 공급 계획이 가능하고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고객 접점에서 직원들은 브랜드 커뮤니케이터와 어드바이저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WHERE & WHEN]
첫째.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 접점의 브랜딩 커뮤니케이터 역할
전통적인 유통 구조의 경우, 브랜드는 상품을 유통업체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나이키 직원들이 브랜드 의식을 갖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2017년부터 브랜드를 직접 관리하고자 3만개에 달하는 유통업체와 110,000개에 달하는 나이키 취급점들을 점진적으로 정리해 우월한 고객 경험, 양질의 서비스,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40개 유통업체만 남겼다. 이들 매장에는 나이키 전용 전시 공간 (Shop-in-sop)을 운영하며 나이키 본사의 직원을 파견해 판매 및 브랜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을 ‘Nike Experts’로 양성하면서 교육 및 훈련에 대해 투자했다. 또한 전 세계 7,000여개의 오프라인 직영 매장에서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자 실험적인 형태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The Hose of Innovation, Nike live 스토어를 오픈했고, 나이키 플러스 멤버쉽과 디지털을 활용해 스타일링 코칭, 상품 탐색, 상품 구매, 그리고 배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쇼핑 경험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애플 사의 ‘애플스토어’와 같이 직영 오프라인 매장 직원이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고객경험을 강화했다.
나이키의 새로운 디지털 고객 경험 (출처 : Nike Youtube)
둘째. 디지털 공간에서 디지털 고객에게 어드바이저 역할
나이키 CEO 존 도나호(John Donahoe)는 2023년까지 디지털 채널이 전체 비즈니스의 약 3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오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20년 3월 전 세계 오프라인 매장을 전부 폐쇄하면서 디지털 매출이 비즈니스의 100%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디지털 채널이 유일하게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이 되었고,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스니커즈(Sneakers) 모바일 앱과 모든 활동 앱을 통해 나이키의 디지털 커머스에 참여했다고 한다. 3만 5,000명의 오프라인 매장 직원이 집에 머무르면서, 디지털 플랫폼이 나이키의 일선 직원과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핵심 채널이 되었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에 앱을 개발함으로써 소비자가 모바일 앱으로 쇼핑 시 제품 관련 문의를 보내면 매장 직원이 집에서 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나이키 직원들은 매장이 문을 닫아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조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이키의 SNKRS(스니커즈) 앱
[WHO]
나이키의 D2C는 2017년부터 시작되었으나 순조롭지 않았다. 2018년 나이키 남성 임원들의 성희롱 사건과 여성 차별이 드러났을 때, 이 사건으로 6명 이상의 경영진이 사임한 사건이 있었다. 이때 차기 CEO로 2019년 10월 미국 최대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 의사회 의장이자,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서비스나우의 최고경영자인 존 도나호가 선임되었다. 존 도나호는 디지털, 고객 우선 전략에 집중하면서 내부 조직 문화와 리더십 변화도 동반했다. 사업을 여성, 남성, 아동 부문으로 단순하게 조직화했고,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문화 현상으로 이끌었다. ‘Just Do It (그냥 해)’라는 브랜드 구호를 ‘For Once, Don’t Do It (이번 한번은 하지 마)’로 바꾸고 흑인 인권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CEO의 의지로 나이키의 회사 전반에는 브랜딩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전파되었고,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브랜딩을 왜, 어떤 이유로, 어떻게 하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HOW] 나이키 CEO 존 도나호(John Donahoe)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들은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모든 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다. 고객 및 직원과 디지털 방식으로 소통하고,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효율성을 높여 고객과 직원에게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물론,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도나호는 고객 뿐 아니라 직원과의 디지털 방식의 소통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처럼 나이키 D2C 성공의 핵심인 고객경험 혁신에 직원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바로 직원들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다. 판매직 직접 고용, 내부 승진 기회 제공 및 사례 공유를 통한 지속 가능한 HR 체제유지, 높은 수준의 제품 교육 제공과 같은 직원에 대한 투자와 노력은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